비상금 얼마가 적당할까, 원시인도 겨울 식량은 쌓아뒀다

비상금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랬다. 통장에 남는 돈이 비상금인 줄 알았거든. 그냥 막연하게.


비상금, 왜 필요한가

비상금, 왜 필요한가

원시인 시절로 치면 겨울이다. 사냥이 안 되는 시기. 굶는 시기. 그때를 버티는 게 비축 식량인데, 현대판으로 바꾸면 비상금이 딱 그 역할이다.

갑작스러운 실직, 병원비, 차 수리비, 한겨울 보일러 고장. 이런 건 절대 예고 안 한다. 비상금이 없으면 카드 빚이나 신용대출로 막게 된다. 이자가 붙는다. 상황이 더 나빠진다. 뻔한 수순이다.


비상금 적정 금액, 얼마가 맞을까

비상금 적정 금액, 얼마가 맞을까

일반적인 기준은 월 고정지출의 3개월치에서 6개월치다.

예를 들어보자. 월세 50만 원, 식비 30만 원, 교통·통신 20만 원, 기타 고정지출 20만 원. 더하면 월 120만 원이다. 그러면 비상금 목표는 360만 원에서 720만 원 사이가 된다.

직장이 안정적이면 3개월치로 출발해도 된다. 프리랜서나 자영업자라면 얘기가 다르다. 6개월치는 깔아둬야 한다. 수입이 들쭉날쭉할수록 버퍼가 두꺼워야 맹수를 버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처음에 100만 원을 비상금이라고 불렀다. 근데 냉장고 하나 고장 났더니 80만 원이 증발했다. 그건 비상금이 아니었던 거다. 그냥 예비 소비금이었을 뿐.


비상금은 어디에 보관해야 할까

비상금은 어디에 보관해야 할까

핵심은 하나다. 급할 때 바로 꺼낼 수 있어야 한다. 주식이나 펀드에 넣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위기가 터지는 날, 시장도 같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손해 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추천 순서는 이렇다.

  1. 파킹통장: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 토스 모임통장 같은 것들. 연 2~3%대 이자에 언제든 입출금 가능하다.
  2. CMA 통장: 증권사 연계 계좌. 금리 연 3% 안팎이고, 다음 날 바로 출금된다.
  3. 단기 정기예금(1~3개월): 금리가 조금 더 높긴 한데, 중도 해지하면 이자를 깎인다. 비상금 전부 넣지 말고 일부만.

투자 계좌에는 절대 섞지 마라. 계좌부터 분리해야 한다. 같은 곳에 두면 결국 손 댄다. 경험상 그렇다.


비상금 모으는 현실적인 방법

비상금 모으는 현실적인 방법

목표가 크면 시작을 못 한다. 720만 원이라는 숫자 보면 그냥 덮게 된다. 나도 그랬으니까.

방법은 단순하다. 매달 고정으로 빼두는 것. 월급날 자동이체로 파킹통장에 바로 넘겨라. 눈에 안 보이면 안 쓴다. 진짜로.

월 10만 원이면 1년에 120만 원이다. 월 30만 원이면 2년에 720만 원 된다. 느리게 느껴지겠지만, 단번에 쌓으려다 포기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 겨울 식량도 한 번에 안 모인다.


부족에게 전한다

부족에게 전한다

비상금은 투자가 아니다. 수익 내는 돈이 아니라 버티게 해주는 돈이다. 이걸 먼저 채우고 나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순서가 뒤집히면 위기 때 투자 계좌를 깨야 한다. 그 경험, 나는 이미 해봤다. 맹수한테 한 번 물려봤다고나 할까.

월 고정지출 계산하고, 3개월치를 목표로 파킹통장 하나 만드는 것부터. 거기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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