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받자마자 원시인이 제일 먼저 한 것
월급이 처음 들어왔을 때, 나는 그냥 멍했다.
숫자가 통장에 찍혔는데, 이걸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아무도 안 알려줬다. 그냥 쓰다 보면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한 달을 버텼는데 남은 게 없었다. 맹수한테 사냥감을 통째로 뺏긴 기분이었다.
그러다 알았다. 문제는 의지가 아니었다. 순서가 틀렸던 거다.
먼저 "나가는 돈"부터 가둬라

월급 받으면 대부분 이렇게 한다.
쓰고 남으면 저축한다.
이게 틀렸다.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있는 돈을 다 쓰게 설계돼 있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바꿔야 할 순서는 이거다.
월급 들어오는 날, 저축·투자금부터 빼고 남은 걸로 산다.
구체적으로 이렇게 했다. 월급날 당일, 자동이체를 걸어뒀다. 월급 통장에서 저축 통장으로 자동으로 빠지게 만들었다. 금액은 월급의 20%. 월급이 250만 원이면 50만 원이 자동으로 빠진다. 내가 뭘 결심하거나 참을 필요가 없다. 시스템이 알아서 한다.
이 방식을 선저축 후소비라고 부른다. 당연한 말 같은데, 실제로 하는 사람이 드물다.
통장을 3개로 쪼개라

통장 하나에 다 넣으면 얼마를 써도 되는지 모른다. 그래서 헷갈린다.
나는 통장을 3개로 나눴다.
- 월급 통장: 월급 들어오는 곳. 잔고 최소화.
- 생활비 통장: 한 달 생활비만 넣어두는 곳. 나는 130만 원으로 고정했다.
- 저축·투자 통장: 손대지 않는 곳.
월급 들어오면 생활비 통장에 130만 원 이체, 저축 통장에 50만 원 자동이체. 나머지는 비상금이나 다음 달 여유분으로 남긴다.
이렇게 하면 생활비 통장 잔고만 보면 된다. "이번 달 얼마 남았지?" 고민이 사라진다.
비상금 통장은 따로 만들어라

저축 시작하기 전에 비상금부터 쌓아야 한다. 비상금 없이 투자하면, 갑자기 돈 쓸 일 생겼을 때 투자금을 깨야 한다. 타이밍 나쁘면 손해 보고 팔게 된다.
비상금 기준은 생활비 3개월치다.
내 기준으로 130만 원 곱하기 3, 약 390만 원이다. 이 돈은 CMA 통장에 넣어뒀다. 은행 보통예금보다 이자가 조금 더 붙는다. 지금은 연 3% 안팎이다. 놀리는 돈도 일 시켜야 한다.
비상금이 채워지면 그때부터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부족에게 전하는 말

월급날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다.
- 저축·투자 자동이체 먼저 건다 (월급의 20% 이상).
- 생활비 통장에 고정 금액 이체한다.
- 비상금 390만 원 채울 때까지 먼저 모은다.
의지보다 구조가 강하다. 참는 게 아니라 못 쓰게 만드는 거다.
나도 이 순서 알기 전까지 몇 달을 날렸다. 늦게 알았지만, 지금이라도 안 게 다행이다. 부족도 이달 월급날부터 순서 한번 바꿔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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